2023년 12월 28일 목요일

BCIT CST 입학부터 졸업까지 아주 디테일한 타임라인

들어가기에 앞서...

이번 포스팅에서는 나이도 최고령인데다가 영어도 못하는 내가 어떻게 BCIT CST에서 단 한과목의 fail도 없이, 그리고 파트타임도 하나도 안듣고 오롯이 full time에서 노메딕 쌩마린으로 무사히 생존했는지에 대해서 고찰해 볼 것이다. 만약 BCIT CST term1 혹은 입학날짜를 받아놓은 후배들이 이 포스팅을 우연히 보게된 것이라면, 일단 만세 삼창 외치고 보길 바란다. 이 포스팅 뿐만 아니라 내 블로그에 있는 BCIT 관련된 포스팅들이 분명이 도움이 될 것이라 감히 단정하기 때문이다. 어디를 둘러봐도 이렇게 깊고, 자세한 포스팅은 찾기 어려울 것이다. 그저 개인의 일기장처럼 "오늘은 뭘 배웠다. 뭐가 너무 어려웠고 짜증났다." 식의 의미없는 껍데기 보다는 제 1의 독자인 나를 포함하여, 이 포스팅을 보게될 불특정 다수에게도 충분히 공감이 되고 이해가 될 수 있도록 나름의 배려를 듬뿍 담아놓았기 때문이다.

BCIT CST 브리핑

BCIT CST는 2년 과정의 diploma 과정이긴 하지만, 그 학습량은 여느 4년 과정의 bachelor 과정에 비해 떨어지지 않을 정도의 학습량을 가지고 있다. 여기서 분명하게 말하는 것은 양(quantity)이 그렇다는 것이다. 한 학기 평균 30학점이고, 총 4학기라서 120학점을 전부 이수해야만 졸업이 가능하다는 이야기이다.

전공의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CST에서는 기본적으로 프로그래밍 언어(자바, C, 파이썬, C++, JavaScript, 코틀린, R 등) 및 컴퓨터 기초(OOP, 알고리즘, Database, 컴퓨터 아키텍쳐, OS, 데이터 커뮤니케이션 등)을 배우게 된다. 그리고 매 학기 프로젝트 과목이 따로 편성되어 있다. 즉, 4년에 배울 것들을 2년으로 압축해서 배우게 된다는 것을 의미하며, 그만큼 빡세다는 이야기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 입학하기 전에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며, 마음의 준비가 안되어 있다면 심하게 멘붕이 오게되니 그 점은 참고하길 바란다.

입학부터 졸업까지 타임라인

아래는 내가 밟아온 전체 과정의 타임라인이다. 이 내용만 보더라도 CST 준비하는 사람들에게는 큰 윤곽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

  • 2020년 8월: 캐나다 도착
  • 2020년 10월: BCIT ISEP 과정 입과를 위한 placement test
  • 2020년 11월: BCIT ISEP 과정 입과 (RW는 TAE5, SL은 TAE4)
  • 2021년 3월: CST 입학을 위한 수학 시험(MATH0120)
  • 2021년 4월: BCIT ISEP 과정 수료
  • 2021년 4월: 2차 수학 시험
  • 2021년 4월: BCIT CST 지원서 접수
  • 2021년 6월 ~ 8월: VGC 어학원 ESL
  • 2021년 9월(17일): CST 합격 통보(for 2022년 1월 intake)
  • 2022년 1월: CST 입학 및 term1 시작
  • 2022년 4월: Term1 종료 및 5 Weeks project term(2800) 시작
  • 2022년 5월: Project term 종료
  • 2022년 6월 ~ 8월: 여름방학
  • 2022년 9월: Term2 시작
  • 2022년 12월: Term2 종료
  • 2022년 12월(28일): 옵션 발표
  • 2023년 1월: Term3 시작
  • 2023년 4월: Term3 종료 및 5 Weeks project term(3800) 시작
  • 2023년 5월: Project term 종료
  • 2023년 6월 ~ 8월: 여름방학
  • 2023년 9월: Term4 시작
  • 2023년 12월: Term4 종료
  • 2023년 12월(22일): 최종 성적 발표

이렇게 타임라인을 다시 적어놓고 보니 감회가 새롭다. BCIT CST 졸업을 위해 무려 3년이 넘는 시간을 사용한 것이다. 물론, 이 시간들이 제각기 나름의 사연과 또 의미가 있었기 때문에 버린 시간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여기서 특이점들을 몇개 짚어보자면...

영어 점수

일단 CST 입학 requirement가 IELTS academic overall 6.5인데, 사실 6.5받고 들어온 친구는 거의 없을 정도로 minimum 조건이다. 그리고 노베이스 기준에서 영어 공부를 해본 친구들은 잘 알겠지만 오버롤 6.5 받는게 결코 쉽지 않기도 하다. 나 역시 위의 타임라인에는 안적었지만 한국에서 IELTS 학원 full time으로 거의 하루에 8시간 정도.. 2달 정도 수원에서 강남까지 매일 새벽 버스타고 빡세게 다녔지만 5.5를 받아서 좌절했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일단 방향을 틀어서 BCIT 자체 ESL 과정인 ISEP을 통해서 CST에 들어가기로 결정했고, 지금 생각해봐도 이 선택이 가장 좋았다고 생각한다. 차라리 IELTS를 아예 지우고 바로 ISEP으로 갔으면 시간과 돈을 훨씬 더 아낄 수 있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ISEP은 RWSL 평균 90점을 받았다.

수학 점수

수학점수의 최소 조건이 기억이 잘 안나는데, 어쨌거나 수학점수도 높으면 높을수록 유리하기 때문에 최대한 높은 점수를 확보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고등학교 수학점수를 내라고 하는데, 나는 고등학교 졸업한지 20년도 더 넘었고 더 높은 점수를 확보하기 위해 수학시험을 치르는 방향으로 결정했다. 수학시험은 BCIT에 와서 직접 봐야하며, 사전에 온라인에서 접수하고 보면 된다. 당연히 돈을 내야하며, $135인데 지금은 더 올랐는지는 모르겠다. 시험은 4시간 동안 보며 문제수는 44문제를 풀게된다. 이건 내가 헬로밴에 후기를 올려놓은 것이 있으니, 거길 참고하면 도움이 좀 될것 같다.

BCIT CST 수학시험 후기

아무튼 첫 수학시험은 총 3번을 볼 기회를 주기 때문에 첫 시험에서 망쳤다고 해서 좌절하지 말고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보길 바란다. 하다보면 그렇게 어렵지는 않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참고로 나는 한국에서 대학교 졸업한지 20년이 넘는 기간동안 펜을 놓았었는데도 다시 시작하니깐 되는 걸로 봐서는 다들 무리없이 될 거라 생각한다. 첫 시험에는 84점 받았고, 두번째 시험에서는 96점을 받았다.

이렇게 영어 90점, 수학 96점을 받아서 평균 93을 만들어놓고 CST에 지원한 것이다.

ISEP 과정

이 과정은 ESL이며, 여기에 들어오는 친구들 90% 이상이 BCIT 본과에 입학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한 마디로 IELTS가 어려워서 조금 더 쉽게(?) 영어점수를 확보할 목적으로 수업을 듣고 시험을 치루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ISEP 과정 역시 누가 BCIT 아니랄까봐 정말 빡세다. 매 단계마다 시험을 봐서 적정 컷트라인을 넘겨야 다음 단계로 올라가며, 최종 단계인 TAE5(지금은 이 체계가 바꼈는지는 모르겠다..)에서 최종 시험 점수가 내가 확보한 영어점수가 된다.

이것도 내가 헬로밴에 남긴 후기가 있으니 참고하면 되겠다.

BCIT ISEP 후기

CST 지원

CST 지원 데드라인은 3월과 9월로 두 번의 윈도우가 있다. 3월 데드라인에 지원해서 합격하면 당해년도 9월에 입학을 하는 것이고, 9월 데드라인에 지원하면 내년도 1월에 입학을 하게된다. 여기서 내 스텝이 한번 꼬이게 되었는데, ISEP 마지막 term이 4월에 끝나게 된 것이었다. 그래서 3월 데드라인 윈도우에 지원을 못하고, 9월 데드라인 윈도우에 지원을 했으며 합격을 할 경우 무려 9개월을 놀아야 하는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유학원에서 이런 것도 세심하게 챙겨주면 좋았을텐데, 절대 그럴리가 없지... ㅋㅋㅋ 이걸 미리 알았더라면 ISEP 들어가는 시점을 조절했을 텐데, 그 점이 좀 아쉬움으로 남는다. 참고로 한 term에 7주니깐 대략 계산을 때려보면 최적의 시점이 산출될 것이다.

VGC 어학원

중간에 뜬금포로 VGC 어학원이 들어가 있어서 의아할 것이다. 이건 150일 rule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로 들은 수업이다. 현재 내가 study permit을 가지고 있는 상태에서 150일간 fulltime 수업의 공백이 생기면 교육청에서 내 study permit을 취소할 수도 있다는 규정이 있기 때문에 이 rule을 어기지 않기 위해서 이렇게 VGC 어학원에 등록해서 생명 연장을 한 것이다. 물론 안걸리고 무사히 지나갈 수도 있겠지만, 재수없게 한번 걸려서 퍼밋 취소되고 출국조치 되면 그것이 기록에 남아서 나중에 비자 연장, 영주권 심사에 영향을 줄 수도 있고, 더욱 크리티컬 한 것은 내 study permit이 취소되면 아이의 무상교육 역시 취소가 되면서 전체적으로 모든 것이 꼬여버리는 대참사가 일어나기 때문이기도 했다. 따라서 좀 귀찮고, 돈이 들더라도 최대한 안전한 방향으로 가자는 것이 내 전략이었고, 다행스럽게도 VGC 어학원의 수업 퀄리티도 좋아서 만족스럽다.

참고로 아무 어학원이나 가면 안되고 DLI에 포함되어 있는 어학원에 fulltime으로 등록을 하고 실제로 출석률도 유지를 해야한다. 옛날에는 이런 규정이 없었다는데, 이렇게 study permit만 받아서 자녀 무상교육으로 만들어놓고 학교나 학원을 안가고 낼름 무상교육만 받고 튀튀하는 넘들때문에 생긴 rule이라고 한다.

합격 통보

4월달에 지원해서 5개월이 지난 9월 21일날 합격통보를 받았고, 우선은 conditional 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이 얘기는 일단 첫학기 학비를 먼저 내야 정식 offer를 주겠다는 의미이다. 따라서 주어진 기한 내에 학비를 입금하고 기다리면 정식 acceptance letter가 날라온다. 시점별로 차이는 있겠지만, 영어/수학 평균 90점이 넘으면 합격 wait list 없이 안정권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합격을 하게되면, 우선 reddit을 통해서 BCIT 같은 term의 디스코드 커뮤니티를 찾아서 들어가야 한다. 그래야 상대적으로 정보의 우위를 점할 수 있다. 나같은 경우, 합격하자마자 그냥 내가 직접 디스코드 서버를 만들고 애들을 모집(?)했다. 한국에서도 커뮤니티 운영 경험이 많고, 또 이런 커뮤니티는 먼저 만드는 넘이 그 혜택(!)을 고스란히 가져갈 수 있기 때문에 발빠르게 만든 것이기도 하다.

입학 준비

이건 내가 이미 다른 포스팅에서 따로 다뤘으니 아래의 포스팅을 보면 되겠다.

BCIT CST에 합격했다면, 입학 전에 해야할 일들

이후의 과정들

이 역시 내가 term 별로 별도로 포스팅을 해두었으니, 참고하면 도움이 좀 될 것이다.

BCIT CST Term1 리뷰

BCIT CST Term2 리뷰

BCIT CST Term3 리뷰

BCIT CST Term4 리뷰

마치며

자, 어떠한가? 내가 앞서서 밝힌대로 내 포스팅은 여타의 일기장 블로그와는 그 궤를 달리한다. 적어도 이 정도 깊이와 퀄리티는 되어야 후기다운 후기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앞으로 BCIT CST에 입학하여 공부하게 될 후배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고, 혹여 인연이 된다면 좋은 관계로 이어지는 것도 머나먼 캐나다 땅에서 보다 윤택하고 보람차게 살아가는데 의미가 있지 않을까 생각하며 포스팅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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