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20일 목요일

내가 본 최악의 리더 9가지 유형

리더십에 대한 나만의 오래된 생각과 철학을 이렇게 활자로 기록하고, 나중에 내가 리더십을 가지게 되는 순간이 온다면 반드시 이 포스팅을 다시 읽어보고 마음을 바로잡기 위해 써본다. 아울러, 이렇게 공개적으로 오픈함으로써 미래의 나에게 스스로 약속을 하는 바이기도 하다.

내가 생각하는 건강하지 못한 조직의 리더는 주로 이러한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리더가 그 조직에 미치는 영향은 생각보다 크다.

1. 큰 숲을 안보고, 나무만 보는 리더

  • 모름지기 리더는 조직의 큰 그림을 볼 줄 알아야 하며, 구성원들에게 그 조직이 장기/중기/단기적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잡아주고, 또 정기적으로 비젼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주기적으로 조직 차원에서 retrospective를 통해 잘하고 있는 점, 개선해야 할 점 등에 대해 객관화를 할 수 있도록 이끌어야 한다. 구성원들은 이러한 리더의 비젼 제시 및 retro에 따라 공통되고 일관된 원칙과 기준을 세워서 따라갈 수 있고, 또 모티베이션을 얻게 된다.
  • 하지만 만약 리더가 큰 그림은 등외시한 채, 작은 나무만 보고 세세하게 챙기려 하면 분명히 문제가 생긴다. 이것은 리더가 되기 전, 구성원이었을 때의 습관과 성향을 리더가 되고 난 이후에도 그대로 이어서 답습하려는 게으름과 불성실함에서 온다고 생각한다. 구성원은 디테일을 잘 챙기는 것으로 소기의 퍼포먼스를 내고, 인정받을 수 있다. 하지만 리더는 절대 그렇지 않다. 리더는 디테일은 구성원들에게 믿고 맡기고, 스스로는 더 큰 그림을 보고, 더 멀리 보는 통찰력을 가지려는 노력을 해야한다..

2. 본인이 모든 것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리더

  • 앞의 이야기와 어느 정도 이어진다. 마이크로는 구성원만의 고유한 role이자 responsibility 이다. 리더가 그 영역을 필요 이상으로 침해하고 간섭할 때 조직원은 심각한 정체성의 혼란에 빠지고, 좌절감을 느끼며 자존감에 큰 상처를 받게된다. 리더는 이것이 관심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구성원들은 지나친 간섭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 리더는 알아도 모른 척 해야하고, 몰라도 모른 척 해야 할 경우가 많이 생긴다. 자신이 리더라서 조직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A부터 Z까지 다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자, 조직을 불신의 구덩이로 빠트리는 최악의 결과를 가져오게 된다. 디테일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조직의 Hierarchy 및 보고 체계에 따라 하부 조직의 중간 관리자에게 내용 보고를 받고 업데이트를 하면 되며, 그것으로도 불충분할 경우에 한해서 직접 구성원으로부터 보고를 받는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중간 관리자가 존재하는 것이다.
  • 예를 들어, 리더가 조직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을 직접 알아야 한다는 명목 하에 모든 개별 조직의 모든 chat방에 join되어 있다고 해보자. 그 chat방의 분위기는 어떻게 될까? 게다가 중간 관리자는 그 순간부터 관리자가 아니라 중간 오퍼레이터가 되어 버린다. 오퍼레이터는 그저 리더로부터 하달 받은 오더를 조직원들에게 전파하고 취합하는 역할 이상을 하기가 쉽지 않다. 왜냐하면 리더가 매순간 보고 있기에 리더가 스스로 설정해 둔 그 선을 오퍼레이터가 넘게 될 경우, 리더의 마이크로 컨트롤 버튼이 눌리고 작동하게 되기 때문이다. 구성원들 또한 대화와 활동이 위축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 즉, 리더는 매크로(Macro)를 챙겨야 하는 사람이지, 마이크로(Micro)를 챙겨야 하는 사람이 아니다. 매크로를 살피고 챙기라고 리더의 역할과 권한이 있는 것이지, 마이크로 컨트롤을 하라고 지휘봉이 손에 쥐어진 것이 아니다.

3. 실무 담당자를 믿지 않는 리더

  • 리더는 자신이 가진 지휘권을 일부분 분할하여 중간 관리자, 때로는 실무자에게 적절하게 위임할 줄 알아야 한다. 그래야 중간 관리자, 실무자들은 그 위임받은 지휘권을 가지고 그 안에서 자율성과 창의성을 발휘해서 맡은 일을 완수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실무자에게 업무 지시는 하되 그 실무자를 믿지 못해서 매번 자신이 마이크로 컨트롤을 하려는 리더가 있다.
  • 삼국지에 있는 짤막한 스토리를 가져와 본다. 위나라의 기반을 탄탄하게 세운 조조에게 대항하여, 한창 위세를 떨치던 촉나라에서 관우가 대군을 이끌고 승승장구하면서 무서운 기세로 허창으로 돌진하게 되었다. 방심하고 있던 조조는 즉시 방어 겸 야전에서의 요격군을 편성했다. 이 방어군의 총 사령관(리더)으로 그 동안 수십년 동안 전장을 함께 누비며 피땀흘려 싸워온 우금을 임명했고, 선봉장으로 방덕을 지정했다. 이 발표를 접한 우금이 조조에게 찾아가 은밀하게 간했다. "방덕의 옛주인은 마초이고, 마초는 현재 촉나라에서 유비를 섬기고 있습니다. 그리고 방덕의 형 역시 한중에서 유비를 섬기고 있으니 혹여 그가 두 마음을 품을까 걱정됩니다." 이에 방덕에게 선봉장의 인수를 반납하라는 명이 내려졌다. 당연히 방덕 역시 조조를 찾아가 사유를 물었다. 이에 조조가 우금에게 들었던 이야기를 하면서 추가로 덧붙이기를 "나는 그대를 믿고 전장에 내보내고 싶지만, 아랫 사람들의 마음이 나와 같이 않으니 어찌 하겠는가?" 방덕이 답 하기를, "제 형은 오래전에 저랑 의절을 했으므로 형제의 연이 끊어진지 오래이며, 마초는 옛 주인일 뿐 현재는 대왕께서 저의 주인이십니다. 대왕께서 이 방덕을 믿지 못하신다면 쓰지를 마시고, 일단 쓰셨다면 믿어주시 옵소서. 저는 이번 전쟁에 관을 가져갈 생각이옵니다. 제가 관 아무개를 베게되면 그 수급을 담아올 것이요, 그렇지 못하면 제 수급이 그 관에 담길 것이니 대왕께서는 의심을 거두어 주십시오" 이에 조조가 감탄하며 방덕에게 사과하고 다시 선봉으로 임명했다. 하지만, 막상 전투에 임하자 문제는 다른 곳에서 터졌다. 바로 리더이자 총사령관인 우금의 방덕에 대한 질투심과 옹졸한 태도가 결정적인 패인으로 작용했다. 번번히 방덕의 의견에 태클을 걸고, 혹여나 방덕이 공을 세울까 걱정되어 출전을 허락하지 않았으니... 결국 우금은 관우에게 사로잡히고 비굴하게 항복하는 신세가 되고, 방덕은 끝까지 저항하여 그가 짊어지고 간 관에 자신의 수급이 담겨져 허창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뛰어난 리더인 조조는 방덕을 믿고 맡겼으나, 옹졸한 리더인 우금은 믿기는 커녕 시셈을 하고, 번번이 앞길을 막고 사기를 저하시킨 결과가 바로 이렇게 나타나게 된 것이다.
  • 이러한 일은 비단 옛날에만 한정해서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 그리고 아직도 무수히 많은 조직들이 그러한 리더들로 인해 망가지고 있기도 하다. 믿지 못하겠으면 쓰질 말고, 일단 썼으면 믿어주는 것이 리더의 덕목이라 할 수 있겠다.

4. 하부 조직간/외부 조직과의 정보 교류를 차단하고 숨기는 리더

  • 하부 조직간 교류의 통로를 차단하고, 긴장감과 경쟁심을 유발하는 리더가 바로 여기에 속한다. 물론 적당한 긴장감과 경쟁심은 조직에 어느정도 활력을 불어넣기도 한다는 점에서 나쁜 것만은 아니다. 하지만 문제는 하부 조직간의 교류를 차단하고 그 브릿지를 리더 자신만이 하려고 한다는 것에 있다. 그 리더는 왜 그렇게 행동을 할까? 본인이 가장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어야 하며, 모두가 자신의 컨트롤 아래에 있어야 하는데, 그 브릿지를 열어버리면 그것이 안되고 자신의 굳건한 입지가 흔들린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부 조직 간의 커뮤니케이션을 오로지 자신이 검열하고 필터링하며, 또 독점하려 한다는 것이 이러한 리더들의 주요 특징이다. 게다가 A라는 팀에서 외부와의 미팅이 잡혀있는 경우, 많은 경우에 있어서 B팀, C팀에서도 그 미팅에 참여하여 다양한 관점에서 현상을 파악하고 의견을 제시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런 유형의 리더는 그것도 철저하게 통제한다. 왜? 그 미팅으로부터 파생되는 정보와 인맥을 오로지 본인만이 독점해야 하고, 다른 팀에는 공유하면 큰일이 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외부 미팅을 여러 팀과 동행하면 정보와 인맥으로 쌓아온 권력을 그 팀들과 나누어 갖게 되고 결국에는 정보와 인맥을 빼앗기게 된다는 옹졸한 생각에 사로잡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로 인해 팀간 오해와 불화가 쌓이고, 결국 신뢰가 무너지는 현상이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것은 불보듯 뻔하다. 하지만 그것을 통찰할 만한 식견을 가지고 있는 리더라면 애초에 그렇게 행동하지 않을 것이다.

5. 행동에 일관성이 없는 내로남불 리더

  • 일단 이러한 유형의 리더가 활개를 치고, 그 어떤 저항이나 견제도 받지 않게되는 가장 큰 원인 중에 하나는 바로 확고한 내부 규정이 없다는 점이다. 사실 내부 규정 혹은 회칙이 없는 조직이라는 것 자체가 말도 안되는 상황이긴 한데, 실제로 그런 조직이 분명히 있다. 그리고 이런 경우, 룰도 법도 없는 무법 천지가 되며, 그 조직을 이끄는 리더 역시 모든 사안을 자기 마음대로 떡 주무르듯 한다. 이런 리더는 어떤 사안에 본인이 꽂히면 아무의 의견도 구하지 않고 그냥 자신의 생각대로 밀어부친다. 또 다른 누군가가 제안을 했는데, 그것이 본인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여기저기 물어봐야 하고, 또 리소스도 분석하고 리스크가 없는지 따져봐야 한다는 갖가지 이유를 붙여서 있는 태클 없는 태클을 건다. 당연히 규정이 없으니 뭐가 옳은 프로세스이고, 뭐가 잘못된 것인지 그 누구도 명쾌하게 문제제기를 하거나 반박을 하지 못한다. 자기가 회의를 소집하고 사람들이 모여서 회의를 했으면, 당연히 주관한 사람이 회의 내용을 정리해서 늦어도 2~3 business day에 공유를 해야하는 것이 상식 중의 상식인데, 이 역시 내로남불이다. 자기가 한 것은 회의록은 커녕 단 한줄의 메시지도 공유하지 않으면서, 다른 사람이 하는 회의는 비디오를 녹화해서 바로 올리라고 한다.
  • "야, 형이 오늘 제대로 쏠테니깐 너희들 먹고싶은 것 마음대로 다 시켜. 근데 난 짜장" 평소에 자유롭게 의견을 내라고 해놓고는 자유롭게 의견을 내면 일단 태클부터 걸어서 기를 죽이고, 더 이상 의견을 내지 못하게 묵살하거나 아니면 일단 들은 척은 하되 그냥 개무시를 해버리는 것도 이런 리더가 가진 정말 안좋은 습성이다. 적어도 진정한 리더라면, 누군가가 자신의 시간과 노력을 투입해서 제시한 의견에 대해 최소한의 검토와 피드백을 해주는 성의를 보이는 것이 당연하다. 그 의견을 수용하고 반영할 지를 결정하는 것은 그 다음의 문제이다. 결국 이렇게 개무시당한 팀원은 쪽팔리기도 하고, 분하기도 하며, 의욕마저 상실해서 더 이상 새로운 의견은 커녕 참여 조차 꺼리게 되어버린다.

6. 팀원 모두의 의견을 수용하려는 리더

  • 언뜻 보기에 모든 팀원의 의견을 전부 수렴하고 수용하는 것이 합리적인것 같고, 배려심이 많아 보인다. 하지만, 이건 친구들끼리 술약속 따위를 잡을 때나 합리적이고 배려심이 있는 것이지, 한 조직을 이끄는 중요한 위치에 있는 리더가 해야할 올바른 행동은 아니다. 모든 팀원들의 의견을 100% 수용하고 반영해서 모두가 해피하게 되는 그림을 그리고 싶은가? 지나치게 이상적이고도 어린아이 같은 생각이다. 어떤 사안이든 모든 팀원들이 100% 공감하고 동의하는 것은 없다. 각자가 살아온 방식과 경험이 다르며, 중시하는 철학과 방향성이 다르기 때문에 일치점을 찾기가 어려운 것이다.
  • 이것은 아주 쉽게 증명해낼 수 있다. 어떤 사안에 대해 모두의 의견을 구한다고 전원에게 이메일을 보내보자. 단 수신인을 특정하며 명시하지 말고, 그저 "모든 분들께.." 라는 목적어를 달아서 보내보자. 장담컨데, 메일을 받은 그 누구도 답장을 하지 않을 것이다. 왜? 모두를 대상으로 이메일을 보낸다는 것은 그 누구에게도 보내지 않은 것과 같은 말이기 때문이다. 한번 봐서 이해가 안된다면 이해가 될 때까지 여러 번 곱씹어서 읽어보길 바란다.
  • 지나친 이상주의, 그리고 자신은 배려심이 많고, 도덕적으로 우월한 척 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리더는 이렇게 생각한다. "나는 모든 사람의 의견을 전부 골고루 청취하고, 모두가 만족하는 답변을 얻어낼 것이다. 그것이 가장 이상적이고 현명한 방법이다." 하지만, 이건 앞서 표현했던 대로 동네 친구들끼리 술 약속 잡을 때나 유용할 뿐이다. 아니 3~4명이 술약속을 잡는 것도 짧게는 몇시간 길게는 며칠이 걸리기도 하는데 하물며 조직 내의 의사결정은 두말할 필요가 있겠나? 팀원이 10명이 넘어가고, 20명 가까이 되는 작은 조직에서 모든 팀원들의 의견을 다 청취한다? 그로인해 생기는 loss time과 피로감, 그리고 저하된 속도감으로 발생하는 부작용들은 나는 잘 보이던데, 그런 리더에겐 그것이 잘 보이지 않는것 같다.

7. 새로운 변화를 두려워하는 리더

  • 리더는 조직을 이끄는 사람이다. 그래서 매번 리스크를 가장 먼저 맞딱뜨리게 되며, 그것을 현명하게 처리할 줄 알아야 한다. 때로는 리스크를 적당히 안고서라도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어야 하며, 또 때로는 리스크를 회피하면서 그 속에서 포텐셜을 발굴해야 하는 것이 리더이다. "살을 내주고 뼈를 취하라." 그래서 이런 말이 있는 것이다. 리더의 자리가 원래 그러한 것이다. 왕관을 쓰게된 자는 그 왕관의 무게를 감당해야 한다고 하지 않는가? 그리고 그 리더 주위에 현명한 팀원들이 있다면, 결코 리더가 혼자서 리스크를 감당하게 방관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런 리더는 앞서서 말했듯이 기본적으로 팀원을 신뢰하지 않기 때문에 리스크가 오면 혼자서 감당해야 할까봐 늘 전전긍긍하고 쫄보가 되어버린다. 새로운 제안이 들어오면 리스크부터 파악하기 바쁘고, 이번에는 무슨 핑계를 대서 거절을 할까 고민부터 한다. 뭐가 그렇게 두려운가? 한번 실패했다고 결코 조직이 무너지지 않는다. 리더도 엄연히 사람이기에 실수할 수도 있고, 실패할 수도 있다. 이러한 유형의 리더는 자신이 겪게될 실패가 매우 두렵기 때문에 앞으로 못 나아가고, 실패를 겪게되면 모든 것이 무너져 버린다고 착각하며, 그저 주어진 현실에 안주하면서 변화를 거부하는 것이다. 혹여 자신의 평판이 망가지거나 현재 가진 권력을 잃을까 두려워서 그럴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 어떠한 이유를 가져다 붙여도 그러한 리더는 리더로서의 자격 미달임에는 부정할 수 없겠다. 그리고 여기에 앞서서 언급했던 모두의 의견을 수용하려 하는 성향은 이렇게도 해석이 된다. 마치 리더인 자신이 스스로 결단을 내리면, 모든 책임이 자신에게 오롯이 돌아오니깐, 모두의 의견을 들어서 결정을 하면 비난의 화살도 분산이 되겠지.. 라는 생각? 아닐 것 같지만, 충분히 그러고도 남을 만한 리더들을 가까이서 너무나도 많이 봐왔다.

8. 응원/격려에 인색한 리더.

  • 팀원들은 응원과 칭찬을 바라고 의견을 제시하고, 새롭고 창의적인 제안을 가져오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더의 애티튜드는 그들에게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아무리 자신이 보기에 형편없고, 부족하며 또 말도 안되는 의견이라고 할지라도 리더라면 일단 경청의 자세를 갖추어야 한다. 나름 고민에 고민을 하고 그 내용을 정리하고, 또 많은 사람들 앞에서 나서서 이야기를 꺼낼 용기를 갖게 되기까지는 수 없이 많은 저항을 이겨내고 노력이 들어간다. 그 아이디어의 퀄리티는 차치하고 일단 조직의 발전을 위해서 제시하는 의견에 감사의 표시를 하고, 또 응원 혹은 격려를 해주는 것이 바로 리더의 덕목이다. 내용의 퀄리티는 그 이후에 따져보는 것이다. 그래야 보다 발전되고 건강한 의견들이 이어서 나오는 선순환 구조와 환경이 조성된다는 점을 이러한 유형의 리더들은 모르거나, 알아도 인정할 줄을 모른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9. 비판/조언을 통제하는 리더

  • 조직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면 리더가 아니더라도 그 누군가가 나서서 문제제기를 해야한다. 다소 불편하고 분위기를 안좋게 할 수있는 소재라 하더라도 꽁꽁 숨기고 묻어버리는데 급급하다면, 언젠가는 그것이 곪아서 터지고 수습이 불가능하게 되어버린다. 다친 상처는 재빨리 소독하고 약을 발라야 한다. 그런데 소독하는 과정이 고통스럽다고 그냥 눈에 안보이게 수건으로 둘둘 말아서 감싸두면 과연 나중에 어떻게 될까? 나는 건강한 조직일 수록 이러한 비판과 조언, 때로는 다소 쎄고 강해 보이더라도 그러한 의견들을 자유롭게 꺼내고 나눌 수 있는 분위기가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런 유형의 리더들은 그저 한치 앞만 바라본다. 당장의 분위기가 냉랭해지는 것만 눈에 보이고, 뒤를 못본다. 심지어는 DM으로 분위기 망치는 그 메시지를 지워 달라고도 한다. 더 나아가 왜 리더인 자신에게 검사받고 허락받지 않은 의견을 마음대로 올리냐고 타박을 하고 윽박을 지르기도 한다. 없을 것 같지만 실제로 있는 일이다. 그들은 왜 그렇게 할까? 조직을 친목으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분위기가 냉랭해지고 어두워지면 자칫 친목이 깨질까봐 두려운 것이다. 나는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그 어떤 조직도 친목질로 성공한 조직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 오히려 망하면 망했지. 하지만 그들은 그것을 모른다. 아니 이해를 하지 못한다. 그저 조직이 잘 안 굴러가는 이유를 친목이 부족해서 그렇다는 황당하고 멍청한 결론으로 내려 버린다. 정말 황당함을 넘어서 안쓰러운 점은, 그것이 립서비스가 아니라 정말로 그렇다고 믿는다는 것이다.

앞서서 서두에서 이야기하기도 했지만, 이 생각은 비단 최근에만 한 것은 아니고 아주 오래 전부터 해왔던 것들이다. 그리고 정말 재미있는 사실 한 가지는, 위에서 언급한 9개의 유형이 개별적으로 따로 노는 것이 아니라 한 사람의 리더가 전부 가지고 있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한, 두가지만 있어도 끔찍한데, 이 9가지를 두루 갖춘 리더는 정말 상상도 하기 싫을 정도이다. 이제 앞으로는 적어도 내 주변(나를 포함)에는 이러한 리더가 없기를 간절히 바라고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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