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2월 30일 토요일

늦깎이에 영알못인 내가 BCIT CST에서 끝까지 생존할 수 있었던 5가지 비법

제목에서 조금 어그로가 끌렸는가? 가끔은 이렇게 알면서도 당해주는 것도 나쁘지 않지 않나? ㅋㅋㅋ 하지만, 지금껏 내 포스팅을 한편 이상 봤다면 잘 알것이다. 내가 하고자 하는 것은 그냥 어중이 떠중이, dog나 cow가 다 하는 질낮은 어그로가 아니라는 것을...

일단 어그로에서 끌렸든, 아니면 다른 검색을 통해서 건너왔든 내 블로그에 온 것을 환영하며, 현재 너님이 BCIT CST 입학에 대해서 조사 중이거나, BCIT CST 입학 대기, 혹은 Term1에 갓 들어왔다면 이건 진짜 너무나도 운이 좋다고 말하고 싶다. 왜냐하면 내 포스팅은 적어도 현재 네이버, 다음, 티스토리, 구글 등에 있는 블로그, 카페들에서 떠돌아다니고 있는 BCIT CST 관련된 후기를 가장한 일기장, 낙서들 대비해서 월등하게 퀄리티가 높다고 자부하기 때문이다. 당장 네이버에서 BCIT CST를 검색해서 창을 띄워놓고, 동시에 이 포스팅 혹은 내 블로그에 있는 아무 BCIT CST 관련 포스팅을 반반 무 많이 놓고 비교를 해보기 바란다. 그러면 누가 설명해 주지 않아도 답이 바로 나와버린다.

이렇게 내가 자만에 가깝도록 자신감있게 말할 수 있는 이유는, 나는 한국에서도 대학교를 졸업했고, 이후 대기업에서 사회 생활을 15년 했으며, 이제 여기서 2년 동안 아무런 치트키를 쓰지않고 말 그대로 노업 노메딕 쌩마린으로 공방 풀업된 울트라 리스크를 때려잡은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자.. 서론은 여기까지 해두고, 이제는 본론으로 넘어가보자. 제목에서 처럼 나는 BCIT CST에 입학할 당시에 이미 4자를 본 상태이며, 최고령(!)으로 입학을 했다. 게다가 한국에서만 살아왔었기에 영알못 상태로 들어와 버렸다. 사실, 이 정도면 정말이지 무모하다 못해 미쳤다고 밖에 표현을 할 수 있다. 왜냐하면 그 어떤 버프는 커녕 너프만 잔뜩 먹고 들어와 버렸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런 너프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수 없이 많은 도메스틱 아이들도 fail 받고, 때로는 힘들어서 drop을 하는 CST를 어떻게 버티고 생존했는가? 지금부터 그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생존 비법 1: 수업을 절대로 빠지지 말고, 무조건 맨 앞에 앉는다

일단 당연한 얘기지만 모든 수업이 전부 영어로 진행되기 때문에, 무언가가 나올때 내가 놓치고 넘어가게될 확률이 매우 높다. 따라서 이것을 커버하기 위한 방법이 필수적으로 마련되어야 한다. 그 중에서 내가 가장 쉽게 달성할 수 있는 방법은 역시나 물리로 해결하는 것이다. 즉, 모든 수업과 랩에 절대로 빠지지 말고 또 맨 앞줄에 앉아서 교수가 하는 말을 전부 내것으로 소화하려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게 해도 눈앞에서 놓치는 것들이 엄청나게 많다. 하지만, 그렇게 놓친 부분은 수업이 끝나고 쉬는 타이밍이 다가올 때, 퀵하게 앞으로 나가서 교수에게 double-check를 하면 되겠다. 랩시간도 마찬가지다. 그저 조용히 주어진 랩만 앉아서 하는건 바보짓이다. 내가 랩을 보고 궁금하거나, 의문이 나는 점은 반드시 들고가서 물어보고, 확인받고 또 체크해야 한다. 이건 비단 나의 궁금증과 어려움을 해소하는 1차원적인 해법은 아니다. 이렇게 교수와 자주 인터렉션을 함으로써 서로가 신뢰를 쌓게되고, 인간적인 교감을 하게 된다. 그러다 보면 나 스스로도 동기부여가 됨은 물론이고, 이 교수도 내 열정과 노력을 알아주고 하나라도 더 나를 도와주려 한다.

여기서, 나와 굉장히 비슷한 처지의 한 친구 A가 있었고(한국인, 심지어 나랑 나이도 같다), A도 나처럼 영어도 못하면서 적응도 많이 힘들어 하길래, 안타깝기도 하고 좀 불쌍하기도 해서, 그렇다고 내가 누굴 챙겨줄 처지나 입장도 안되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A에게 열번도 더 강조했던 것이 바로 이것이었다. 하지만 역시나 A는 수업을 밥먹듯이 빠졌고, 어쩌다 수업에 나오는 날도 절대로 앞에 앉지 않았다. 랩시간도 마찬가지였다. 나는 A가 한번도 무언가를 먼저 들고가서 질문하는 것을 본적이 없다. 그래서 결과는 뻔했다. A는 성적은 바닥을 기었고, term2가 끝나갈 무렵까지 적응을 전혀 하지 못하고 징징대기만 했다. 그래도 어떻게 구제를 해주고자 내가 구원의 손길을 수차례 보냈건만 term2 마지막 순간에는 내 뒷통수를 쳤으며, 그 사건으로 인해 내 선에서 손절을 쳐버렸으며, 그 이후에는 어차피 정해진 수순으로 당연하게도 term3에서 fail을 먹게 되었다. 그것도 두 과목에서 fail을 먹었는데, 한 과목이 옵션 과목이었기에 제대로 ㅈ됨을 경험하게 된 것이다.

이 A와 나는 무슨 차이가 있었길래 이런 극과 극의 결과가 나왔을까? 우선 첫번째로는 애티튜드에서 차이가 났다. 나는 누구보다 절박했고, 그 절박함이 내 애티튜드를 더욱 다잡게 되었으며, 그로인해 깨달은 점을 바로 과감하게 실행으로 옮겼다. 하지만 A는 뒤에서 징징대기만 할뿐 용기도 없었고, 성실하지도 못했다. 게다가 애티튜드 마저 엉망이었다.

이 점을 보고 배워야 한다. 내가 아는게 없고, 부족하고, 또 불리하다면 그런 점들을 어떻게 상쇄시키면서 장점으로 승화를 시켜야할 지를 고민해야 한다. 위의 사례에서 본 것처럼 별것 아닌것 같은 점으로 이렇게 크게 갈리는 것이다.

생존 비법 2: 꼼꼼하게 planning하고, 기록하고, 또 관리해야 한다.

CST에서 가장 힘든 점 중에 하나는 바로 숨쉴틈도 없이 쏟아져 내리는 lab과 assignment, project, quiz들이다. 이게 많게는 6과목이 매주 제각각 돌아가기 때문에 정말 정신이 없다. 그래서 이 일정들을 관리하는 것만해도 상당한 노력과 시간이 들어간다. 그리고 이런 것들을 사람의 머리로 스케쥴링하고 체크해 나가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울 정도로 복잡하다. 따라서 엑셀이 되었든, 아니면 종이 노트가 되었든 과목별로 이러한 일정들을 기록해두고, 또 언제 무엇을 끝내고, 또 언제까지 어떻게 제출할 것인지에 대해서 planning 하는 것이 상당히 중요하다. 나는 term1 때는 종이에 정리를 하다가 term2 부터는 excel 및 google calendar로 관리를 했다. 이렇게 하니 빼먹는 것이 없이 전부 완벽하게 제 시간에 제출할 수 있게 되었다.

여기서 한 가지 추가 팁을 밝히자면, lab이 되었건 assignment가 되었건 나만의 제 1원칙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나의 경우, lab이 open되면 무조건 open된 당일날 그 lab을 끝내는 것을 제 1원칙으로 세웠다. 그래서 새벽 2시가 되었건 3시가 되었건 무조건 그날 끝내려고 노력을 많이 기울였다. 그렇게 해야 다른 과목의 lab과 assignment를 또 원활하게 커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간혹 벌어지는 에피소드가, 다른 친구들이 lab에 대해서 질문을 했을때 내가 기억을 잘 못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나는 이미 lab이 오픈된 날 끝내고 다 잊어버렸는데, 그 친구들은 하루 전날 임박해서 똥줄탄 상태에서 하면서 나에게 물어보는 상황이 매번 연출되었기 때문이다. 나의 이런 제1 원칙을 term1 부터 term4까지 정말 열심히 지키기 위해 노력을 한 결과, 이렇게 단 하나의 fail도 없이 전과목을 무사히 pass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생존 비법 3: 네이티브 혹은 영어 잘하는 친구와 가깝게 지내라.

위의 생존 비법 1을 열심히 한다고 해도 분명히 놓치는 부분이 생긴다. 따라서 가깝게 지내는 영잘알 친구가 있으면 무조건 좋다. 한국인 도메스틱도 좋지만, 캐네디언이면 더 좋다. 왜냐하면, 걔네들은 우리처럼 영어를 못알아 듣는 애들이 없기때문에 조금 햇갈리거나 애매한거 있으면 편하게 물어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그런 친구들하고 친하게 지내려면 나도 내가 뭔가를 해주거나 적어도 도움을 줄 수 있는 입장이어야 하겠다. 내 경우에는 Java나 C언어를 많이 힘들어한 네이티브 친구가 있어서 그 부분은 내가 많이 도와주었다. 그 외에 옵션에서도 나름 코드가 맞는 네이티브 친구가 있어서 서로 애매한 것들 더블체크하면서 빠지는 구멍이 없도록 잘 메꾸면서 학교생활을 잘 해낼 수 있었다.

생존 비법 4: 팀원을 잘 골라라.

CST에서 정식 프로젝트 과목은 말할것도 없고 대부분의 과목들은 lab, assignment에서 팀워크를 자주하게 된다. 게다가 개별 과목에서 프로젝트가 따로 또 있기 때문에 정말 신물나게 팀워크를 해야한다. 따라서 어떤 애들과 같이 팀을 꾸려가느냐가 정말 정말 중요하다. 그리고 여기서 자신의 포지션과 스탠스를 명확하게 정해야할 필요가 있다. 자신이 실력이 있다면, 여기저기서 같이 하자는 러브콜을 받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다른 어프로치가 필요하다. 똘똘하고 애티튜드가 좋고, 정신이 제대로 박혀있는 친구를 잘 골라야 하는데, 사실 그게 쉽지가 않다. 만약 term1때 팀원을 찜해두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random으로 정해지는데 그건 말 그대로 복불복이다.

여기 애들만 그런건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다양하고도 상식 파괴적인 애들이 많다. 예를 들자면, 팀웍 하나도 안하고 내내 잠수타다가 마지막 순간에 버스타려는 넘들, 아예 잠수타고 사라져 있다가 조용히 drop하는 넘들, 자기 맘에 조금이라도 안들면 아예 손놓아 버리고 보이콧하는 넘들 등등 정말 가지각색이다. 그래서 이 중에서 정상인(!)을 잘 선별해서 그쪽 무리에서 어울려야 한다. 아니면 자신과 코드가 잘 맞는 영혼의 단짝을 찾아서 찜해놓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어쨌거나 이렇게 팀이 제대로 짜여지지 않으면 term 내내 떠돌아 다니고, 계속 random 플레이를 하게 되어버린다.

앞서 언급했던 A 이야기를 다시 해보자. 그 A는 애티튜드 뿐만 아니라 실력도 형편이 없었다. 게다가 팀플레이를 하면서도 최악의 모습을 보여줬는데, 이런 것이다. "나는 아는 것도 없고, 할줄 아는게 없어. 그러니 니가 리드하고 지시를 내려주면 그것을 잘 따라서 시키는 대로 잘 할게." 사실, 이런 유형이 정말 최악이다. 앞서서 예를 들었던 아예 안하는 부류나, 아니면 보이콧 하는 넘들은 초반에 그냥 제끼고 하면 되는데, A와 같은 부류는 같이 데리고 하자니 처음부터 다 설명해주고, 하나하나 끌어줘야 해서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들어간다. 그렇다고 애티튜드가 좋은가? 그것도 아니다. 시켜달라고 해서 100을 시키면 50도 안(못)해온다. 그것도 절대로 먼저 얘기를 안한다. 내가 물어보면 그제서야 쭈삣쭈삣 꺼내든다. 예를 들어 C언어에서 같은 팀으로 땡겨서 어싸를 같이 했는데, 내가 header file을 비롯해서 큰 그림을 다 그려주고, 그저 function만 만들어서 붙이면 되는 수준으로 요청을 했다. 그러면 최소한 다른 팀원들이 어떻게 코딩을 했는지도 한번 보고, 또 네이밍 컨벤션까지는 안바래도 적어도 그 function을 이어 붙일 수 있을 정도로 값을 return 해주는 성의는 보여야 하는데 그런게 전혀 안보였다. Indentation은 엉망이고, 깃헙에 push를 할줄 몰라서 file을 직접 전달하는 수준이었음에도 그냥 꾹 참고 Ctrl-C, V를 해가면서 어싸를 마무리했다. 팀에 도움이 되기는 커녕 발목만 잡는 유형이 바로 이런 유형이 되겠다. 이 포스팅을 보는 후배들은 제발 어느 팀에 소속되건 이렇게 행동하면 그 누구에게도 환영받지 못할 것이라는 점을 꼭 기억하기 바란다.

생존 비법 5: 체력 관리를 잘 하자.

CST의 시간표는 내가 정할 수 있는 부분이 하나도 없다. 즉, 수강신청을 해서 과목을 넣는 시스템이 아니라, 고등학생처럼 그저 위에서 내려온 시간표를 그대로 따라가야 한다. 따라서 시간표가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가 그 term의 난이도에 일정 부분 영향을 준다. 예를 들어, 8:30 수업이 3 ~ 4개가 있다? 그러면 일단 다른건 차치하고 그 term은 물리적으로 조금 피곤한 term이 될 가능성이 높다. 왜냐하면 다음날 8:30 수업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집에서 학교까지의 거리에 따라 다르겠지만, 보통은 7시쯤에는 집에서 나와야 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그렇다는 얘기는 전날 lab, assignment 등을 늦어도 1~2시에는 끝내놔야 그나마 5~6시간은 잠을 잘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게 생각 외로 정말 압박감이 크다. 그래서 이런 경우, 필수적으로 체력 관리가 필요하다. 특히나 나 같이 나이를 어느정도 먹고 들어간 경우에는 더더욱 체력 관리가 필수이다.

나는 이렇게 극복했다. 공부 이외에 최대한 많은 체력을 소모하는 행위는 지양하되, 적어도 4시간 단위로 중간에 10~20분 정도 책상에 엎드려서 쪽잠을 자는 시간을 넣어두었다. 이렇게 하면 피로가 완전히 풀리지는 않지만, 적어도 어느정도 리프레시도 되고 집중력도 돌아오게 된다. 물론 학교에서도 중간에 쉬는 시간등에도 틈틈히 쪽잠을 자서 체력을 보충하는 노력도 기울였다. 그래서 그나마 이렇게 힘든 시간들을 버틸 수 있었던 것 같다.


포스팅을 하고나서 다시 보니, 그리 대단할 것도 없는 팁 같기도 하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정도라도 알고 가느냐와 모르고 가느냐는 아주 큰 차이가 벌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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