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월 17일 수요일

캐나다에서 첫 Job interview를 본 후기

캐나다 첫 인터뷰를 하게된 소감

아주 우연하고도 재미있는 인연으로 캐나다 블록체인 회사와 첫 인터뷰를 보게 되었다. 아직은 결과가 나오지 않았기에 섣불리 그 full story를 공개할 수는 없지만, 그 생생한 여운이 사라지기 전에 이렇게 기록으로 남겨두는 것도 의미가 있겠다 싶어서 포스팅을 해본다. 만약 이 회사에 합류하게 된다면, 내 인생이 송두리채 바뀌는 계기가 될 정도로 엄청난 사건이라 인터뷰 일정이 잡히고 나서도 밥도 제대로 못먹고, 잠도 못 잘 정도였으니 말이다.

아마도 남은 올해 기간안에 통보가 오지는 않을것 같아서, 우선은 마음을 비우고 내가 세운 계획대로 keep going을 하는 것이 맞아보인다. 사실, 지금도 굉장히 신경이 쓰이고 있는데, 이 신경쓰이는 것을 일단 keep 해놓고 마인드를 다시 전환하고자 이렇게 포스팅을 하는 이유도 있다. 그리고 공부를 하느라 포스팅을 자주 못해서 감도 조금 떨어진 것 같고, 또 필력(!)도 좀 낡았는데, 이 부분도 다시금 가다듬을 목적도 있다.

아울러 10년 넘은 블로거로서 내가 늘상 강조하는 것이 있는데, 역시나 글쓰는 행위 하나만으로 인생이 어떻게 바뀌는지를 직접 보여주고 싶다. 사실 이 부분은 앞서도 밝혔던 대로 지금 바로 공개하지않고 채용의 결과가 나오고 나서, 그 결과에 상관없이 오픈하도록 하겠다.

부디 긍정적인 full story를 다시 공개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


모든 게임이 3일 안에...

모든 사건은 이번 주 단 한주안에 일어났다. 그 만큼 굉장히 호흡이 빠르고 긴박하게 이루어져 버렸다. 갑자기 연락이 온 CSO(Chief Scientific Officer)와 간단한 담소 및 discussion을 하는 와중에 마지막 순간에 갑자기 formal interview 제안을 받았다. 그리고 그날 바로 HR로부터 interview 일정을 잡자는 연락. 선택지는 수요일 or 목요일.. 이메일 받은 시점은 화요일 ㅋㅋㅋ 어쨌거나 1분 1초라도 준비의 시간이 더 필요했던 나의 선택은 당연히도 목요일이 되었고, 그 시점부터 진돗개 준비태세 발령되고 열씸히 군장을 싸게 되었다. 사실, 아직은 인터뷰 준비가 전혀 안되어있는 상태에서 2일 뒤에 바로 진행한다는 사실은 내 아드레날린을 머리끝까지 끓어오르게 만드는데 전혀 부족함이 없기도 했다.

하지만, 막상 실전 인터뷰를 준비하려고 하니 조금 막막하기도 했다. 영어도 잘 안되는 상황에서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 전혀 예상이 안되기도 했거니와, 조금 두려운 마음도 들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매번 그래왔듯이 내가 모시고 사는 여왕벌의 한 마디 조언이 아주 크게 작용했다. 질문을 예상하지 못하겠으면, 차라리 내가 자료 준비를 해서 발표를 해보라는 것이었다. 맞다. 나는 항상 그래왔다. 내가 한국에서 프리렌서 마케팅 어드바이저 job을 따낼 때도 나는 내가 먼저 들이밀었고, 항상 슬라이드를 만들어서 직접 CEO 앞에서 PT를 해서 그것을 성사시켜왔고, 그것을 누구보다 잘 아는 와이프가 다시금 그것을 일깨워준 것이었다. 사실, 여기서 처음 밝히지만 나는 디테일한 것을 아주 깊이 살펴보는 통찰력이 있다면, 여왕벌이 세상을 좀 넓게 보는 눈이 나보다 훨씬 뛰어나기도 하다.


인터뷰 준비

여왕벌의 조언대로 내가 그 동안 해왔던 방식대로, 자료를 준비했다. 인터뷰어는 CEO와 CTO였고,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 지는 이미 CSO와의 대화를 통해서 대략적으로 파악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그들이 궁금하게 여기는 부분에 대해서 깔끔하게 7장으로 준비를 했다. 이제 남은 문제는 이 PT를 어떤 타이밍에 어떻게 그들에게 오픈하고 내 의도대로 쭉쭉 풀어나갈 것인가 였다. 아무리 준비를 잘하고 그들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는 만능약을 준비했다 하더라도, 그걸 오픈해야 효과가 있는 것이지, 까보지도 못하고 끝나면 소용이 없기 때문이다.

사실, 내가 발언권을 가질 수있는 타이밍은 별로 없다. 그저 주어진 질문에 답변을 하는 순간일 뿐이다. 그래서 엄청 짱구를 굴려가면서 시나리오를 짜봤다. 그리고 발견한 인사이트 하나!! 모든 인터뷰는 자기소개를 요청하게 된다는 점이다. 그래서 내 소개를 요청받으면, 준비된 소개를 하고나서 이어서 살짝 썰을 풀어보는 전략으로 가기로 했다. 즉, "나는 이러이러한 넘이고 저러저러한 경험을 가지고 있으며 너희 회사에는 요러한 것들의 가치를 줄 수 있는 사람이다. 그런데 내가 너희 CSO와 이야기를 나눠보니, 너희들이 궁금해 하는 부분에 대해서 어느정도 파악을 할 수 있었고, 여기서 내 경험을 녹여서 만든 자료가 있어. 그래서 그것을 같이 보면서 discussion을 해보는 건 어때?"라고 던져보는 것이다. 이것은 내 생각에는 99.999% 성공할 확률이 있다. 내가 CEO라도 인터뷰이가 이렇게 자료를 준비했다는데, 안 볼 이유가 없지 않을까? 오히려 더 호기심이 유발될 것이다.


인터뷰 진행

일단 1시간 전부터 화상 회의실에 입장 대기를 걸어두고 기다렸다. 그리고 CEO와 CTO가 대략 3~4분 쯤 전에 입장을 하면서 놀라더라. 먼저 와서 기다리고 있는 줄 몰랐다고.. 그리고 간단하게 인사를 나누고, 첫 공식 질문으로 자기소개를 해보라고 요청이왔다. 오케이!!! 이제 내 전략이 먹히겠구나.. 라고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그리고 준비된 소개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미끼를 던졌고, 그들은 또 역시나 자연스럽게 미끼를 물었다. 그러면서 그들이 한마디를 했다. "그런데 이 자료를 같이 보긴 할건데, 그래도 우리가 너한테 질문할 시간은 줘야할 것 같아" "당연하지!! 이 자료는 대략 20분 정도 분량이고, 너희가 시간만 된다면 얼마든지 질문을 해줘."라고 호기롭게 외치고 바로 PT에 들어갔다. 사실, 내가 한국에서 회사를 다니면서도 내 전문 영역이 PT였기에 이 부분은 나름 큰 실수 없이 진행을 했던 것 같다. 물론, 영어로 하는 거라서 많이 버벅이기도 했지만 말이다.

화상 면접인데다가 CTO와 CEO는 카메라를 off해놓고 있어서 사실 그들의 표정을 관찰하지는 못했다. 그래서 확신은 없었으나, 분명한 것은 내 PT가 그들에게 신선하게 먹혔다는 것이다. 그도 그럴것이, 나같이 이렇게 먼저 PT로 들이대는 인간이 얼마나 있었을까, 를 생각해보면 아마도 한명도 없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100이면 100, 그저 인터뷰에서 주어진 질문에 대한 답변을 하는데 focus를 하려하지, 인터뷰를 주도할 생각을 하지는 않을테니 말이다. 게다가 PPT도 그 회사의 로고를 넣고, color theme을 맞춰서 새롭게 슬라이드 템플릿을 만들어서 보여주는 디테일도 살짝 보여줬다. 내가 CEO라면 이러한 부분을 캐치해서 점수를 더 주지 않을까나? 하는 생각에서 했던 것이기도 하고, 지금까지도 매번 내가 누군가의 앞에서 PT를 할때는 이런 식으로 맞춤형 슬라이드를 만들어오기도 했었다.

PT가 끝나고, 이제 그들이 내 resume를 보고 준비했던 질문들, 그리고 PT의 내용과 관련해서 여러가지 질문들이 쏟아졌다. 대략 20개 이상의 질문이 엄청나게 쏟아졌고, 잘 대답한 부분도 있고, 버벅인 질문도 있었다. 그런데 그 전에 CSO와 이야기를 나눌때 내가 English가 내 second language라고 솔직하게 밝혔던 점을 전달 받았는지, 그 부분에 대해서도 당황하지 말고 천천히 생각해서 답변을 해도 된다고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리고 이후에는 내가 회사에 대해서 궁금한 점들에 대해서 질문을 할 시간을 주었고, 이 역시 미리 준비해 두었던 3가지 질문을 하게 되었다. 내 생각에는 이렇게 역으로 질문을 받는다는 것 역시 아주 중요한 과정이다. 내가 어떤 질문을 하느냐에 따라서 그들이 어떠한 인상을 받게될지가 결정이 되기 때문이다.

그렇게 1시간을 꽉꽉 채우고, CEO의 마지막 멘트가 인상에 남았다. 물론 예의상 하는 얘기일 수도 있지만, "오늘 대화가 너무 즐거웠고, 곧 HR팀에서 연락이 갈 것이다." 라고 말이다. 물론 너무 큰 의미를 두고 기대를 하면, 나중에 내가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 경우 실망이 크게 마련이다. 그리고 그 여운이 아직까지도 미쳐서 하루에도 메일함을 수십번씩 열어보는 내 자신이 때로는 좀 한심해 보이기도 해서 이렇게 포스팅으로 남기면서 떨궈 버릴려고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렇게 내 생각을 옮겨보니 정말이지 뭐랄까... 내 머리 속의 한켠을 차치하고 있던 걱정과 근심이 잠시 이동되는 느낌도 받게되었다.

느낀점, 그리고 이후의 plan

아직 결과가 나온 것이 아니기 때문에, 평소와 다를바 없이 기존의 plan 대로 공부하고 운동하고, 또 취업 준비를 하려 한다. 이번 첫 인터뷰를 통해 정말 많은 것을 깨달았고, 배웠다. 그래서 두번째 인터뷰를 하게 된다면, 어느 부분을 더 보완하고 또 준비해야할 지에 대해서 확실히 느끼게 되었다.

첫번째로는 절대로 긴장하면 안된다. 그저 마음 편하게 서로 대화를 나눠가면서 알아간다는 심정으로 인터뷰에 임해야 하겠다. 긴장을 하게되면 말도 잘 안나오고 평소에 내가 알고있던 지식의 뉴런이 서로 연결이 되지 않는다. 그리고 말이 막히거나, 혹은 질문에 대해서 이해를 하지 못했을 때 해야하는 행동에 대해서 미리 철저히 준비하고 연습이 되어있어야 하겠다. 그저 당황한 표정을 지으면서 우물쭈물 하거나, 침묵을 유지하는 것은 매우 안좋은 태도이다. 차라리 "내가 이해를 잘 못했는데, 다시 한번 질문을 해줄래?"라고 하거나 상대방의 질문을 듣고 "아.. 니가 말한게 이런건데, 내가 여기에 대해서 답을 하면 될까?"라고 패러프레이징을 해서 역으로 확인하는 방식, 또는 "생각할 시간이 조금 필요한데, 괜찮다면 시간을 조금 사용해도 될까?"라는 식으로 계속 핑퐁이 이어지는 상황이 되도록 해야한다는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내가 완벽하게 준비를 못하고 대략 40~50% 정도만 연습이 되어서 그런지 실전에서는 잘 나오질 못했다. 따라서 이러한 부분들을 인터뷰 전에 꼭 염두에 두고 확실하게 연습을 해야 하겠다.


아직 인터뷰의 결과가 나오지 않은 관계로 위의 썰들은 아직은 그저 나 개인의 뇌피셜로만 한정지으려 한다. 하루빨리 좋은 결과가 나와서 full story를 여기에 다시 풀어볼 날이 오기를 바란다. 그리고 내 포스팅이 우연히건, 아니면 일부러 찾아온 모든 사람들에게 아주 조그마한 영감과 동기부여를 줄 수 있다면 나는 그것으로도 매우 만족하는 바이기도 하다.

댓글 2개:

  1. 안녕하세요. 이대감댁 노비모임(?) 에서 만난 Konan 입니다. 지난번에도 느꼈지만 여전히 치열하게 글 쓰시고 공부하고 계시는군요! 열심히 하시니 조만간 좋은 소식있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파이팅입니다!

    답글삭제
    답글
    1. 감사합니다. 좋은 소식이 얼렁 왔으면 좋겠습니다. 내년 초에 벙개 한번 할게요~! ㅎㅎ

      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