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2월 27일 수요일

BCIT CST, 여름방학에 뭐 해야하나?

여름방학에 대체 무엇을 해야하나?

2022년 1월부터 BCIT CST를 다니면서 두번의 여름방학을 보냈다. 나는 개인적으로 1월 학기에 term1을 시작하는 것이 여러모로 좋다고 생각하는데, 그 이유 중 하나가 바로 term1을 마치고 바로 여름방학에 들어가기 때문이기 때문이다. CST를 겪어본 사람은 다들 잘 알다시피, 안하던 공부하다가 갑자기 term1때 여러가지로 빡센 경험을 하다보면, 끝나고 주어지는 그 달콤한 3개월이 무슨 의미인지 말 안해도 알것이다. 게다가 이 3개월은 앞으로 남은 3개의 학기의 향방을 결정하는 아주 중요한 기간이기에 당연히 철저하게 계획을 세우고 알차게 보내야 하겠다.

되돌아보면, 나도 계획은 열심히 세우고, 또 나름 알차게 보내려고 했었던 것 같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마지막 순간에는 아쉽고도 후회가 되는 것이 바로 그 여름 방학이기도 했다.그래서 이 포스팅을 보는 후배들에게 먼저 앞서간 선배의 입장에서 마치 아무것도 없는 사막의 바닥에 발자국을 내는 심정으로 내 생각을 남겨본다. 당연한 얘기지만, 이건 정답이 아니다 그러니 "이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구나" 정도로만 참고를 하고 자신만의 방법과 방향으로 잘 말아서 고민하고 실천해보면 좋겠다.

다음 학기 과목의 파트타임을 들을까?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이 이런 생각일 것이다. 물론 나쁘지는 않은 아이디어이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면, 나는 여기에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다. 물론 이 포스팅을 보고 있는 너님이 도메스틱이거나 돈이 많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사실, BCIT CST에서는 다음 학기 과목을 미리 땡겨서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여름방학밖에 없기 때문에 이런 생각이 드는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 팟타임 수강 가격이 좀 비싸야지. 도메스틱 기준으로 한 과목당 대략 $600 ~ 800한다. 그렇다면 인터내셔널은 여기에 3배를 하면 된다. 즉, 한 과목당 $1,800 ~ 2,400 정도 한다는 이야기이다. 게다가 이 과목을 미리 들어놓는다고 해서 해당 term에서 학비를 제외해주냐? 그것도 아니다. 그냥 돈 더 태우고, 시간을 땡겨서 먼저 듣는 것 뿐이다. 예를 들어 두과목을 여름방학에 파트타임으로 듣는다고 치자. 그러면 일단 여름에 500만원 나가고, 다음 fulltime 학기에 그것을 돌려주지 않으니 이것을 기회비용으로 보자면 500만원이 또 나간다. 즉, 1,000 만원짜리인 것이다.

노느니 이렇게라도 공부한다고? 과연? ㅋㅋㅋ 일단 기본적으로 여름방학에 듣는 팟타임 과목들은 안그래도 짧은 기간에 더욱 휘몰아쳐서 진도를 어마무시하게 뺀다. 게다가 fulltime과 같은 강사가 강의를 할 수도 있지만, 대부분 다른 강사가 진행한다. 그 얘기는 수업의 퀄리티에 차이가 있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직전 fulltime이 term이 끝나고 바로 이어지기 때문에 정신력 측면에서나, 동기부여 측면에서 상당히 힘들기도 하다. 내 주변에도 팟타임을 듣는 친구들이 많았는데, 제대로 공부하기는 개뿔! 그냥 돈 더 내고 고통의 시간을 보내다가 꾸역꾸역 학점을 따는 친구들이 대부분이었다.

미리 과목을 들어놓으면 다음학기에 편하다고? 그건 맞다. 해당 과목의 수업, 랩, 어싸, 퀴즈, 시험, 프로젝트 등이 빠지기 때문에 시간적으로 굉장히 여유가 나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방학때 두과목을 들어두고, 또 시간표 운만 맞으면 학교를 안가는 날도 생긴다. 하지만, 앞서도 밝혔지만 이건 그냥 미리 쌩돈 내고 시간을 산것일 뿐이다. 당연히 돈내고 시간을 샀는데, 여유 시간이 있어야지! 그런데 더 중요한 건 뭐냐. 그렇게 fulltime 학기 중에 남는 시간이 있다고 한들 그 남는 시간을 제대로 활용하는 애들을 못봤다는 점에서 함정이 있다. 게다가 그렇게 여유있는 시간에 다른 과목들에 더 집중을 하느냐? 그것도 아니다. 그냥 시간만 여유가 생긴 것일 뿐이다.

그 시간에 릿코드나 다른 개인 프로젝트를 하면 되지 않냐고? 어지간한 정신력이 아니고서야 그게 결코 쉽지 않다. 릿코드의 경우 학기 중에 해봐야 한학기, 1년 지나면 어차피 다 까먹는다. 게다가 알고리즘 수업도 듣지 않은 상태에서 해봐야 별 효과가 없다. 따라서 릿코드는 취업 직전에 바짝하는 것이 가성비가 높다고 생각한다. 개인 프로젝트도 쉽지 않은 것이, 이미 학기 중에 그룹 프로젝트가 여러개 발생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압박감이 있는 그룹 프로젝트에 우선 순위가 부여되기 때문에 차츰 뒤로 밀리게 된다. 인간은 컴퓨터와 달리 멀티태스킹이 안되기 때문에, 정확하게 개인 공부와 학교 공부를 동시에 칼같이 나눠서 아예 독립적인 프로세스로 돌리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게다가 애매한 고통이 지속되는 현상은 사람을 더 지치게 만든다.




위의 그림을 보면 더욱 명확하게 나온다. 1번은 여름 방학에 파트타임을 듣는 케이스이고, 2번은 안듣고 다음학기에 쌩마린으로 덤비는 경우이다. 색깔의 진함은 얼마나 빡세냐(고통의 정도 ㅋㅋ)를 표현한 것이고, 그 농도는 개인차가 있을 수 있다. 여기서 1번은 고통의 시간이 상당히 길다. 아무리 방학 때 상대적으로 약한 강도라고 해도 스트레스와 압박은 당연히 받게 되며, 또 다음 학기에 수업이 몇개 빠진다고 해도 여전히 순간 순간을 미분해보면 여전히 고통스럽다.

반면 2번의 경우는 할땐 빡세게, 쉴땐 팍!! 또 할땐 빡세게!! 이렇게 간다. 어차피 고통을 받을 것이면 짧고 강하게 받는 것이 더 나아보이지 않는가?

참고로 내 주변에 한정된 이야기이긴 하지만, fulltime 때 시간 여유가 있다고 성적이 더 잘나오는 것도 결코 아니라는 것도 참 웃긴 현상이다. 따라서 위의 두가지 케이스인 도메스틱이거나 돈이 많은게 아닌 이상, 여름 방학때 파트타임을 듣는건 그냥 fulltime에서 받을 고통을 돈내고 분산시키는 것 이상의 의미를 찾기 어렵다고 본다. 그냥 솔직한 말로, 그러한 이유로 여름방학에 파트타임을 듣는 친구들을 보면, 좀 나약해 보인다는 생각도 든다.

그렇다면 무엇을 해야할까?

선택지는 둘 중 하나다. 놀거나 공부하거나. 애초에 여름 방학 때 3개월간 한국에 들어가서 걱정없이, 그리고 원없이 놀다가 들어오는 것은 그마나 낫다. 왜냐하면 그렇게 체력과 정신력을 재충전을 하면 다음 학기에 받을 고통을 참아내는데 어느정도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제대로 공부하는 경우는 말해 무엇하랴?

가장 안좋은 선택은 노는 것과 공부하는 것을 어설프게 가져가려다가 망하는 케이스이다. 이건 아무생각 없이 노는 것도 아니요, 또 그렇다고 제대로 공부하는 것도 아니니, 시간이 흘러서 되돌아보면 후회만 남는 케이스가 아니라 할 수 없겠다. 왜 이렇게 말하냐고? 내가 그래서 그렇다. ㅋㅋㅋㅋ 제대로 공부를 해보려고 계획을 철저하게 짰고, 또 나름 실행을 했지만 뭔가 마음에 차지 않았다. 그렇다고 제대로 놀지도 못했다. 그러다보니 멘탈이 많이 흔들리기도 했고, 또 한번 흔들린 멘탈을 다시 부여잡고 제자리로 돌아오는데 한참의 시간이 소요되기도 했다. 그래서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놀거면 그냥 다 제껴놓고 놀고, 공부할거면 공부만 하라고 조언을 하고 싶다.

공부를 하기로 선택했다면...

앞서도 밝혔지만, 방학때 릿코드를 푸는 것은 추천하고 싶지 않다. 물론 코딩 인터뷰를 미리 경험하기 위해 릿코드를 10문제 내외로 풀어보면서 대략 어느 정도의 느낌인지를 파악해보는 것은 좋다. 하지만, 그 이상의 의미와 기대를 하면 나중에가서 분명히 후회하게 된다. 내가 언제 이 문제를 풀었는지 새까맣게 까먹게 되며, 그로 인해 제대로 현타가 오게되기 때문이다. 또한 아직은 알고리즘이나 기타 메모리 측면에서의 공부가 덜 된 시점이기에 그저 코딩 연습의 수준밖에 되지 않기에 추천하고 싶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무엇을 해야하나?

내가 추천하고 싶은 한 가지는 책을 독파하는 것이다. 책의 목차를 따로 뽑아서 주어진 기간 동안 얼마만큼의 분량을 할 것인지에 대해서 목표를 정하고 공부하는 것이다. 인강을 처음부터 몇 바퀴 돌린다고? 제발... 인강을 보는 것은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그냥 구경하는 것이다. 물론 도저히 개념이 안잡히는 파트는 당연히 인강의 도움을 받아야 하겠지만, 아예 처음부터 대놓고 인강에 의존하는 것은 그저 자기 위로일 뿐이며, 시간낭비만 초래하게 된다. 인강 한바퀴 돌리고나서 스스로 되돌아보자. 그 내용들이 얼마나 남아있으며, 또 얼마나 내 것이 되어있는지를..

인강을 보면서 직접 실습을 하고, 따라서 해보는 것이 아니고 그저 편하게 책상에 다리 놀려놓고 팔짱끼고 의자 뒤로 빼면서 축 늘어져서 구경하는 것이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면, 하루 빨리 다시 진지하게 고찰을 해봐야 하겠다. 인강은 무조건 실습을 같이 하는 인강을 들어야 한다. 아니면, 적어도 한 챕터를 끝냈을 때 연습문제를 풀게끔 유도하는 인강을 들어야 나한테 남는다. 그런 측면에서 내 호흡을 내가 스스로 컨트롤 할 수 있고, 또 명확하게 진도 관리를 할 수 있는 책으로 공부하는 것을 추천하고 싶은 것이다. 인강은 내가 모르는 부분에 대해서 체리피킹을 하는 그 용도로만 활용하는 것이 베스트라 하겠다.

또 한가지 추천하고 싶은 것은, 아무거나 내가 만들고 싶은 프로그램을 만들어 보는 것이다. 클론 코딩도 좋고, 그냥 간단한 가위바위보 게임을 만들어도 좋다. 그렇게 직접 내가 내 아이디어를 가지고 디자인을 하고, DB를 구축하고, 필요한 dependency들을 import하고 또 구현 및 deploy 해 가는 과정에서 큰 성장이 뒤따르게 된다. 사실, 학기 중에 이런식으로 개인 프로젝트를 하기에는 상당히 어려움이 따른다. 왜냐하면 뭐 좀 할라치면 다음날 퀴즈가 있고, 밀린 랩을 해야하고 하기 때문에 우선순위가 뒤로 밀려버린다. 하지만, 여유가 많은 방학때는 보다 긴 호흡을 가지고 방해를 받지 않은 상태에서 작업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충분히 그 효과를 누려볼 수가 있기 때문이다. 내가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지나고나니 사실 책으로 공부하는 것은 그저 기본기를 닦는 것이고, 이렇게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그 기본기를 내것으로 만들고 나 자신을 업그레이드 하게 된다는 것을 너무나도 절실하게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것들을 방학 때 못하고 학기 중에 했기에 너무나도 큰 아쉬움이 남기도 했다.

그래서 만약 내가 다시 여름 방학으로 돌아간다면, 아무 망설임 없이 내게 주어진 3개월 중 한달은 책을 공부하고(필요시 인강도 실습을 포함하여), 나머지 두달은 개인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것으로 아주 심플하지만, 가장 효과가 큰 방식을 택할 것이다. 이 부분이 지나고나서 되돌아보니 너무 아쉽고 안타깝기도 하다. 물론 다시 되돌아가고 싶지는 않다. ㅋㅋㅋㅋ


이상으로 여름방학을 어떻게 보내야 하는지에 대해서 고찰을 해봤다. 여기서 각자가 시간에 대한 가치를 다르게 가질 수 있기에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있겠다. 내 관점은 기왕 비싼 돈 내고 인터내셔널로 공부하는 입장에서, 어떻게 하면 최고의 가성비를 내면서 강, 약, 중강, 약의 완급을 조절해 나가는 방법과 길을 찾아가느냐가 여전히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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