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12월 24일 일요일

BCIT CST 공부에 대하여

BCIT CST 공부에 관하여

힘들게 입학하고 졸업하는 그 2년 동안 온전히 모든 과정을 다 겪어본 이제는, 나도 이런 이야기를 꺼낼 자격이 될 것 같다. 그래서 그 동안 학교 생활을 하면서 겪고, 또 느껴온 점들에 대해서 한번 남겨보려 한다.

물론, 내 생각이 절대적인 정답과 진리는 아니다. 따라서 서로 논쟁의 여지가 충분히 있음을 인정하고 이해한다. 다만, 내가 원칙으로 깔고 가고자 하는 점들은 다음과 같다.

  1. 주어진 2년의 시간을 그저 대충 남들처럼 떼우기 보다는 그 상황을 충만히 느끼고, 온전하게 경험하고자 한다.
  2. 2년의 시간 외에 내가 인터내셔널 학생으로서 지불하는 순수하게 학비만 4만불(약 4000만원)의 값어치를 헛되이 하고싶지 않다.
  3. 편법보다는 정도를 걷고자 한다. 그것이 가장 느려보여도 가장 빠른 길임을 확신하고 믿는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위 세 가지의 원칙 하에 내 생각을 펼쳐보려 한다. 만약 위 세 가지 중 어느 하나라도 본인의 가치관과 맞지 않다고 생각이 된다면,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논쟁이 될 뿐이므로 과감하게 창을 닫아주기 바란다.


애티튜드가 가장 중요하다.

공부 이야기를 하는데 왜 갑자기 애티튜드냐고? 사실 공부를 잘하건, 못하건 그것보다 가장 우선시 되어야 하는 것은 애티튜드이다. 이는 스스로 자신과 공부에 대한 애티튜드 뿐 아니라, 다른 사람에 대한 애티튜드도 포함한다. 예를 들어서, 아무리 자신이 잘났고 많이 안다고 해도 남들에게 함부로 대하거나 약속을 상습적으로 안지킨다거나, 혹은 타인에 대한 배려가 없다면 그야말로 빵점보다 못한 인생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굉장히 안타까운 이야기이긴 하지만, 캐나다에 넘어와서도 그런 친구들을 직접 겪기도 했다. 사실, 누군가가 애티튜드가 안 되어있다는 사실 만 가지고는 나는 절대로 티를 내지 않는다. 그저 그 사람과 더 이상 연을 이어가지 않고, 거리만 둘 뿐이다. 그런데, 애티튜드의 차원을 넘어서 뒷통수를 치려는 인간들을 몇명 겪게되면 정말이지 인간적인 회의감이 많이 들기도 한다. 그리고 정말로 신기한 사실은 BCIT를 다니면서 나의 통수를 치던(혹은 치려고 하던) 친구들은 전부 하나같이 fail을 먹고 다음 학기로 못넘어 갔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본인들은 모르겠지만, 이미 소문이 다 퍼져서 쪽팔려서 고개를 못들고 다닐텐데..ㅋㅋ 어쨌거나 이건 진짜 개소름이 아닐 수 없고, 역시나 그런 시그널은 괜히 나오는게 아닌 것이라는 것도 정말 신기할 정도이다. 아마도 내 포스팅을 그 당사자들이 본다면 스스로 찔리겠지? 더 핵소오름인건 그 통수를 시전한 친구들이 모두 last name이 정확하게 같다는 사실...(적어도 3명 이상) 그러고 보면 이건 그냥 샤머니즘의 영역이지만 K씨와 나는 정말 안맞는 것 같기도 하다.

어쨌거나 사람은 근본이 변하지 않으므로, 내가 조금이라도 이상한 낌세가 느껴진다면 그건 아마도 그 낌세가 느껴지기 까지 이미 수십, 수백번의 시그널이 서로 교차되고 공명하면서 결국 내 피부로 와닿게 된 것이라는 생각이다. 여지껏 그런 감이 한번도 틀린적이 없었다.

족보를 본다함은...

BCIT CST의 가장 안좋은 점이기도 한 것이, 강사들이 너무 게으르다는 것이다. 그 근거로 수 많은 과목들이 과거의 lab, assignment, quiz, midterm, final exam을 그대로 내거나 혹은 바꿔도 10% 이상 바꾸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그러다보니 이런 족보만 사냥하듯 구해서 그걸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는 친구들이 있다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이미 앞서서 term을 마친 친구들이 마치 큰 선심을 쓰는 양, 그런 족보들을 아래로 내린다는 것이다. 그게 과연 그들을 위한 행위일까? 아니면 그저 좋은 선배, 착한 선배, 혹은 인기있는 선배라는 이미지와 타이틀을 얻기 위함인가? 그것도 아니면 그저 뒤의 후배들을 ㅈ되라고 내려주는 것일까나? 모르겠다.. 하지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그 족보들을 받아먹는 후배들에게는 결단코 좋은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물론, 그것을 받아보는 그 당시에는 편하고 달콤하고 좋겠지.. 그런데 그렇게 받아먹다 보면 절대로 본인의 실력이 늘지 않는다. 그리고 족보에 물들고 익숙해지다 보면, 이것은 정말 심한 중독이 있기때문에 족보 없이는 아무것도 못하게 된다. 그래.. 학교 다닐때야 어찌 해서 족보로 연명한다 치자. 졸업하고 취직할 때는 어쩔건데? 그때도 그 선배라는 넘이 취직 족보를 줄까? 그리고 그런게 통할까?

물론, 이 족보를 받아서 시험에 대한 압박감이 없고, 또 부담없이 해당 과목을 편하게 패스할 수 있다는 논리도 일견 이해는 된다. 하지만, 이런 케이스는 이미 해당 과목에서 충분한 실력을 가지고 있고, 더 이상 배울게 없는 경지에 이른 사람한테나 유의미한 것이지 그렇지 못한 사람에게는 그저 메딕없는 스팀팩일 뿐이다. 그럴려면 왜 그렇게 비싼 돈내고 학교를 다니나? 차라리 그 돈 가지고 개인 튜터사서 하는게 훨씬 가성비가 좋을텐데 말이다.

그러한 이유로 나는 절대로 족보 같은 것은 공유하지 않는다. 그리고 아끼는 후배일 수록 더더욱 강조를 하며, 가급적이면 ChatGPT나 Copilot도 끄고 코딩을 하라고 주문한다. 왜? 내가 겪어보니 그렇거든... 이런 자동화툴에 의존하다보면, 나중에 그것을 사용하지 못하는 상황에 닥쳐보면 스스로 println 코드도 못짜게 된다니깐.. 이 포스팅을 보는 사람 중에 지금 당장 빈 종이 주고 자바에서 "Hello World" 프린트하는 코드를 짤 수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당연히 main 클래스를 선언하는 단계부터 모든 코드를 아무것도 안보고 써야한다. 쉬워보이는가? 그렇다면 당장 흰 종이와 펜을 꺼내서 써보면, 적나라한 현실이 펼쳐질 것이다.

내가 무슨 조선시대의 유교사상에 빠진 씹선비 꼰대 마인드로 이런 것을 강조하는 것은 절대 아니다. 나 역시 나이에 비해 상당히 오픈 마인드라고 스스로 자부하는 사람이며, 무엇보다 가성비 높고 효율이 좋은 것을 추구하는 사람이기도 하다. 하지만, 겉으로 보이는 고효율은 무수히 많은 삽질과 비효율이 그 바닥에 쌓여있어야 이뤄낼 수 있다는 것을 직장생활 15년을 포함하여 지금껏 살아오면서 너무나도 많이 느끼고 경험했기 때문이다.

물론, 나도 솔직히 말하면 편법을 많이 사용한다. 하지만, 내가 편법을 사용하는 케이스는 단 하나이다. 앞으로 내가 살아가면서 절대로 내 삶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은 분야에 있어서는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편법을 사용한다. 예를 들어, 지난 Term4의 Ethics 과목의 매주 퀴즈와 같은 경우가 좋은 예이다. 지금꺼 살아오면서 칸트니, 밀, 벤덤의 철학사상에 대해서 한번도 고민해 본적이 없고,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 100% 확신하기에 이런 과목들은 퀴즈에서 그냥 ChatGPT 돌려서 보면서 그냥 빠르게 넘길 뿐이다.

주어진 순간 순간 최선을 다하자.

지나고 나서 되돌아 보니, 내가 BCIT CST에서 정말 영혼을 불살라서 최선을 다했던 과목들에 있어서는 최종 점수와 상관없이 전혀 후회감이 안들었다. Term2 때 C언어, Term3 때 OOP2, 알고리즘, 컴퓨터 아키텍쳐 Term4 때 S/W 아키텍쳐. 이 과목들은 정말 열심히 했다. 그런데 지금 와서 후회되는 것은 DB에 대해서 너무나도 소홀하게 공부를 했다는 것이다. 아니 솔직히 소홀한 정도가 아니라 거의 안했다고 보면 된다. 너무나도 중요한 과목임에도 강사의 영향을 받아서..(물론 핑계이긴 하지만..) 아무튼 그게 제일 후회된다. 물론 그 순간에는 편했지만, 지금와서 생각해보니 그때 열심히 할걸 하는 생각만 든다. 그래서 지금도 SQL은 정말 부끄럽게도 복잡한 join 같은건 못하고 그저 insert, delete, select 수준의 아주 간단한 것들밖에 못한다. 다시 돌아간다면 DB를 진짜 열심히 할것이다.


이 포스팅은 일단 여기까지만 작성하고, 추후에 생각나는대로 계속 업데이트를 해나가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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